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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의 이모저모>대청호 봄 라이딩 100배 즐기기

 


대청댐물문화관 진입로.

 

 

         김형규 자전거여행작가

    

 

봄바람에 꽃잎 날리듯 자전거에 청춘을 실어보내자

대청댐 인근 제1코스 역사문화유적·이벤트 많아

대청호 상류 옥천유역 제2코스 부소담악 등 경관 빼어나

체력에 맞는 코스 선택, 안전장구··간식 필수

 

4월은 엘리어트의 시어 그대로 잔인한 달이 될 뻔했다. 주말에 큰맘 먹고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기분 잡쳤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간절함이 통했던 걸까. 지난 며칠 청명한 하늘에 화사한 봄꽃이 나들이객의 마음을 활짝 열어젖혔다. 봄은 봄이었던 것이다. 대청호반길이나 갑천변, 대학교 캠퍼스, 한적한 교외 가로수길에는 만개한 벚꽃놀이에 취한 상춘객들로 붐볐다.

   봄이 달아나기 전에 창문 너머 비치는 하늘이 청명하다 싶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들로 산으로 뛰쳐나가자. 시원한 봄바람을 가르는 자전거라이딩이라면 더욱 좋다. 봄나들이에 자전거는 찰떡궁합이다. 교통체증에 속 태울 일도, 차 시간을 기다리는 지루함도 없으니까.

   대청호 둘레길은 팔색조 봄 꽃과 역사문화유산이 즐비해 자전거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다.

   대청댐 건설로 생긴 담수호가 대청호다. 19753월 착공해 19816월 완공됐다. 높이 72m, 길이 495m, 저수면적은 72.8, 체적 1234의 중력식 콘크리트댐과 사력댐이 합쳐진 복합댐이다. 대전과 청주, 충청권 일부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도수로와 9용량의 수력발전소가 있다. 대청호는 저수량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소양호와 충주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대청댐은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수몰지의 많은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고 호수로 인한 안개 발생, 여름철 수온상승과 가뭄 등으로 인한 녹조현상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자전거 코스 설계하기

   대청호는 대전시 동구와 대덕구, 충북 청주시, 보은군, 옥천군 지역에 걸쳐 있다. 대청호 일주는 코스 설계에 따라서 100가 넘을 수 있다. 상큼한 봄내음을 체감하기 위한 나들이 성격이기 때문에 빡센 라이딩보다는 샤방샤방 라이딩이 좋다. 여럿이 라이딩을 할 때에는 구성원 모두가 끝까지 동행할 수 있는 코스를 계획하는 게 중요하다. 헬멧, 장갑 등 안전장구와 체력 회복을 위한 간식?물 등을 꼭 챙긴다.

   다음에 소개할 코스는 동호인들이 자주 다니는 길을 예시한 것이므로 이를 토대로 각자에 맞는 코스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동호인들은 보통 충북 보은군의 회남대교를 중심으로 ‘8’자 모양의 코스를 짠다. 이 코스를 기본 모델로 3-4개 정도로 나눠 편집할 수 있다. 대청호변은 포장도로가 잘 개설돼 있지만 낙타 등처럼 오르내리막이 계속돼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염티재, 피반령 등 라이더의 체력을 고갈시킬 깔딱고개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대청댐 경유하는 제1코스와 옥천 유역 겨유하는 제2코스.

 

   대청댐 경유 제1코스

   먼저 대청댐을 거쳐가는 서북방면길을 제1코스라 부르기로 하자. 금강로하스대청공원에서 출발해 대청교-오가삼거리-대청호반로-대청댐전망대-문의교-문의문화재단지-상장삼거리-염티삼거리-남대문삼거리-회남대교-571번 회남로-충암 김정선생묘소를 거쳐 대전 동구 4번국도로 진입한다. 출발지로 복귀하려면 동신고등학교 가기 직전 비룡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대청호수로를 따라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동명초등학교)을 지나 신탄진으로 입성할 수 있다. 이 코스를 좀더 크게 돌고 싶으면 문의를 지나 상장삼거리에서 가덕면사무소 방면으로 직진, 피반령을 넘어 보은군 회인면-회남면-회남대교를 거쳐온다. 염티삼거리 코스는 약 70, 피반령코스는 약80정도로 대청호를 곁에 두고 라이딩하고 싶다면 전자가 우선이다. 둘 다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 너무 긴 코스라서 부담스럽다면 갑천변 자전거도로나 동구 추동에서 출발해 신탄진으로 넘어가는 대청호수로를 따라 대청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도 꽤 인기가 높다.

   제1 코스에는 역사문화관광명소가 많다. 최근에는 봄꽃이 만개한 대덕구 대청공원에서 대청호대덕뮤직페스티벌이 열려 전국에서 10만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대표적인 명소는 청주시 문의면의 청남대를 꼽을 수 있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1983년부터 대통령의 공식 별장으로 이용됐다. 1825000의 부지에 본관을 비롯해 골프장, 헬기장, 양어장, 오각정, 초가정 등의 시설을 갖췄다. 20034월 관리권을 충북도에 이관해 일반에 개방됐다.

   문의문화재단지는 1997년에 개장한 전통문화 교육장이다. 109000부지 위에 지방유형문화재 제 49호인 문산관을 비롯, 전통가옥, 민속자료전시관 등 10동의 고건물과 장승, 연자방아, 성황당 등을 설치했다. 대청호미술관과 고인돌, 기자석(남근석), 여막(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시묘살이 하는 장면 재현)등도 견학할 수 있다. 근처에 청소년수련관이 있다.

   대전시 동구 추동에 자리잡은 대청호자연생태관은 부지면적 8270, 건물총면적 1489, 지하 1·지상 3층 규모이다. 영상관에서는 대청호 주변의 어류·조류·양서류·파충류·식물 등 자연생태에 대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향토관은 대청호를 조성할 때 수몰된 지역의 생활상과 역사를 담았다. 생태관에는 대청호 주변에 서식하는 어류·곤충·식물에 관한 표본과 입체영상자료가 준비돼 있다. 수질보전과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배우는 환경관과 전망대도 있다. 전시장 옆에는 생태연못, 야생화단지, 동물원, 곤충사육장, 숲속교실 등이 조성됐다.

 

   옥천 유역 제2코스

   제2코스인 남동길은 대청호 상류인 옥천 유역을 경유한다. 1코스보다 숨은 경치가 빼어나다. 길이는 40안팎이지만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옥천유역 코스는 가양비래공원에서 나오는 신상로에서 출발한다. 비룡교차로를 지나 긴 내리막이 이어지는 신상로를 타고 신상교차로를 지나면 편도 2차선 도로가 1차선으로 좁아진다. 짧은 구간의 터널을 지나면 전형적인 시골 정취의 증약리 마을을 지나간다. 여기서부터 살짝 오르막이 계속되면서 추소리의 강변절경이 전개된다.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부소담악이다. 추소리 부소무니 마을 앞 호반에 암벽이 700m의 폭으로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우암 송시열은 이곳을 소금강이라 예찬했다. 부소담악은 2008년 국토해양부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의 하나로 선정됐다. 능선에 세운 추소정에서 전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부소담악에서 나와 호반길(환산로)로 이어 달리다보면 아스팔트 농로가 콘크리트길로 거칠게 변하면서 경사가 급한 업힐구간을 이룬다. 항곡리로 넘어가는 깔딱고개로 옥천 유역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긴 오르막 구간에선 힘자랑을 하거나 파워페달링을 해선 안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 페이스대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페달을 굴려야 한다. 정상에는 고맙게도 잠시 쉬어가라고 정자가 지친 라이더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숨을 가라앉히고 물로 목을 축이면서 잠시 주변을 조망한다.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하산하다가 아스팔트 포장의 비아대정로에서 우회전하면 방아실로 넘어가는 한적한 도로가 나온다. 방아실에는 두툼한 삼겹살과 돼지찌게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571번 회남로로 갈아탄다. 여기서부터 복귀하는 길은 제1코스와 같다.

   회남로는 지난 5-7일까지 대전 동구가 주최하는 1회 대청호 벚꽃축제가 열려 유명세를 탔다. 대전 동구 신상동에서 충북 보은군까지 이어지는 회인선 벚꽃길은 총연장 26.6로 전국에서 가장 길어 국립수목원의 아름다운 벚꽃길 20으로 선정된 바 있다.

   회남로를 따라 달리다 국도 4호선과 만나기 직전 우측으로 충암 김정선생 묘소가 보인다. 김정을 아는 이는 많지 않지만 조선시대 개혁파의 거두 조광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학자였다고 소개하면 그의 이름 석자를 간직하고 싶을 것이다.

김정(1486·성종17-1521·중종16)은 사림세력을 중앙정계에 추천했으며 조광조의 정치적 성장을 도운 인물이다.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미신타파와 향약 실시, 정국공신의 위훈삭제 등과 같은 개혁을 주도했다. 기묘사화로 제주도에 귀양 갔을 때 제주풍토록을 썼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중종의 왕후 신씨의 복위를 주장하다가 보은에 유배됐다. 이후 기묘사화로 쫓겨났다가 다시 신사무옥에 연루돼 나이 35세에 사약을 받고 제주도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충북 보은 출신의 김정이 대전과 연고를 맺은 건 은진 송씨 송여익의 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송여익의 증조부가 쌍청당 송유다. 김정의 묘소는 원래 이곳이 아니다. 대청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되자 지금의 이곳으로 옮겼다.

   대전 3대하천과 대청호를 라이딩하면서 역사문화스토리를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향토인문학의 자양분을 비옥하게 살찌울 수 있다.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두루 여행하면서 3대 하천과 대청호반의 변화무쌍한 자연미를 청춘에 덧씌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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