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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의 이모저모>대전인쇄거리

 


 

예전에 한의약거리를 취재하기 위해 정동 근처를 돌아다닌 적이 있다. 골목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도중 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조형물에는 푸른 배경에인쇄거리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이 조형물을 보며 언젠가 다시 한 번 이곳을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그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골목을 구경하던 중 인쇄거리, 한의약거리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두 거리의 풍경도 서로 비슷한데다가 지도상으로는 인쇄거리이지만 한의약 가게가 인쇄소 중간중간 위치해 있기도 하다. 때문에 인쇄거리에서 한약냄새가 나기도 했다. 인쇄소 역시 한의약거리에 다수 포진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방문하니 반가운 느낌도 들었다.

 

 

  
4(CMYK) 오프셋 인쇄기자동 접지기. 주로 리플렛(leaflet)을 제작하는 데 쓰인다.

자동 중철기는 낱장으로 인쇄되어 나온 인쇄물에 철심을 박아 제본한다.

 

 

 

   역사와 함께한 인쇄거리

   인쇄거리의 시작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37개 인쇄업체가 존재했다. 전쟁이 끝난 후인 1953년에는 19개로 줄었는데 1958년에 다시 62개로 늘어나면서 오늘날 인쇄거리의 발판이 된 것이다. 이전에는 현재의 거리처럼 인쇄소들이 모여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

   인쇄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지만 대전시의 규모가 점점 커지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번화가로 바뀌었다. 유동인구가 많아지자 자연히 건물 임대료가 오르면서 인쇄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료가 좀 더 싼 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곳이 바로 현재 인쇄거리로 형성된 정동, 중동, 삼성동 일대이다.

   처음에 인쇄거리에 도착했을 때는 인쇄거리의 규모를 정확히 알진 못했다. 한의약거리 옆에 있기 때문에 비슷한 크기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의약거리 너머 보이는 곳에도 인쇄라고 써있는 간판이 보였다. 멀리 있는 간판을 보며 혹시 저기도 인쇄거리인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지도를 켜보니 그 생각은 적중했다. 인쇄거리의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흔히 인쇄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종이 인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종이를 포함한 다른 물체에 복제물을 만드는 것 모두가 인쇄에 속한다. 인쇄거리에서는 각종 인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용 라벨용지, ‘패키지 인쇄라 불리는 박스 포장인쇄, 컵이나 판촉물 위에 새기는 인쇄, 실크스크린 같은 특수 인쇄 등 재질이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기술이 적용되고 대상에 따라 수많은 장비가 사용된다.

 

   인쇄거리는 다시 부흥할 수 있을까

   인쇄거리에 등록된 업체 수는 약 750여 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문을 닫는 인쇄소가 늘어가고 있다. 이미 많은 점포들이 폐업하거나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문 닫은 인쇄소 자리에 분위기 있는 카페가 들어서기도 했다. 카페에는 시민들이 꽤 방문하는 편이었고 인쇄거리의 카페를 개인 소셜미디어에 소개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인쇄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상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인쇄거리에서 30년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님을 만나보았다.

   그는 인쇄거리가 다시 빛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인쇄소를 차릴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는 종이 한 세트를 인쇄하면 1만원의 수익이 났다고 한다면 지금은 1800원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 대량인쇄만 가능하던 것을 소량인쇄도 가능하게 운영 방침을 바꾸었다. 사장님은 점포를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요즘은 대량으로 인쇄를 문의하는 사람도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소량디지털 인쇄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내기 위해 1장이라도 인쇄할 수 있게 대비해 두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진 못했다. 인쇄매체보다 전자매체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아지면서 인쇄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사라질 직업 중 하나를 내가 하고 있다. 10년을 버틸 수 있을지도 사실 의문이 든다라는 사장님의 말처럼 언젠가는 종이냄새와 잉크냄새를 더 이상 맡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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